계수나무 이야기/생각 나누기

세상의 모든 아빠와 아이들에게

계수나무 출판사 2020. 3. 18. 17:51

계수나무의 <길동무>를 주변의 젊은 아빠에게 권했습니다.

아빠들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고, 아이들에게 아빠가 어떤 존재인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면 좋겠다고... 

그 아빠가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아이들 책은 엄마들의 몫이라고, 아빠들은 그저 열심히 돈 벌어다 주면 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이야기에 문득 얼마 전에 인터넷에 떠돌던 초등학생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아빠는 왜?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한 번 웃어 버리고 말기에는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저는 누군가의 아빠도 아닌데 말이죠.

위 시를 지은 어린이의 시각은 어쩌면 너무 정확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질도 넘치고 교육도 넘치고 정보도 넘치고 무엇이든 차고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우리의 아이들은 어쩌면 그 넘치는 헤택(?)의 수혜자라기보다

돈 버는 것 외에 역할을 잃어 가고 있는 진정한 아빠가 없는 피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책을 고르고 사 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고 아빠는 돈만 벌어다 주면 된다고 말하면서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 회사에 남아 있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던 젊은 아빠에게

<길동무>를 꼭 아이와 함께 읽어 볼 것을 권했습니다.



<길동무>는 한 어른과 한 아이가 만나 관계를 맺는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삶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어른은 아이를 보살피고, 아이는 성장합니다.

아이는 어른을 통해 세상의 온갖  놀랍고, 신기한 것들을 만납니다.

어른 역시 아이를 통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꽃과 나무, 작은 풍경 하나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고, 사소한 순간들은 소중한 추억이 되지요.

아이가 생기면 어른은 아빠가  됩니다. 누구에게나 아빠가 있지만, 누구나 아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한 아이의 아빠로 아이와 함께 삶을 여행하는 건 어쩌면 선택받은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길동무로서 함께 여행하고 있는 모든 아빠와 아이들에게

이 책이 다시 한 번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